2023년 11월 현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2012년, GMT Games는 가상의 현대전을 주제로 한 넥스트워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으로서 제2차 한국전쟁을 다룬 "넥스트 워 : 코리아(Next War : Korea)"을 출시하였다.
이 작품은 1992년 발매된 Crisis : Korea 1995라는 작품의 리메이크판으로, 엄밀히 말하면 완전히 새로운 작품이라고 보기는 어려우나 그동안 워게임들이 다루던 과거 전쟁을 벗어나 현대전을 본격적으로 다루는 시리즈가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진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후 대만, 인도-파키스탄, 폴란드, 베트남이 차례로 발매되었고, 내년에는 "넥스트워 : 이란(Next War : Iran)"이 출시될 예정이라고 한다. 현재 세계정세를 고려할 때, 이란과 관련된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게임이 현실을 먼저 반영하는 결과가 될 것인지 주목된다.
넥스트워 코리아의 경우, 시리즈의 첫 작품이다보니 2019년, 그간의 룰 개정을 반영한 제2판이 출시되었는데 현재는 절판 상태이다. 아마도 언젠가 제3판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
본 시리즈의 특징으로, 시리즈의 공통룰인 스탠다드 룰과 어드밴스드 룰이 있고, 여기에 더하여 개별 게임 고유의 룰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어드밴스드 룰을 사용할 경우 공중전, 해상전, 순항미사일 공격, 특수전부대 등 스탠다드 룰에서 추상화된 룰이 구체화되지만, 플레이 시간이 급격히 늘어난다는 단점이 있다고 한다.
게임 룰북은 GMT Games 사이트에 전부 공개되어 있다. 가장 최신의 스탠다드 및 어드밴스드 룰은 넥스트워 폴란드 제2판의 것이다.
GMT Games의 표준 맵 사이즈 지도 2장이 들어 있는데, 한반도 전체를 커버하지 않는다는 점은 조금 아쉽다. 북쪽 맵은 평양~원산 선, 남쪽 맵은 포항까지를 커버하고 있다. 전쟁 초기를 다룬 가장 단순한 시나리오들은 주로 북쪽 맵 한 장만을 사용한다.
출시년도가 2012년이다보니, 현재의 전투서열이나 배치와는 다른 점이 많아 보인다. 그러나 외국 워게임 제작사에서 만들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정도로 구체적인 게임을 만들어낸 것은 대단하다고 생각되고, 어디까지나 가상전을 배경으로 하는 워게임이라고 생각하면 그렇게 거슬리는 부분은 아닐 것이다.
전쟁 초기, 북한군은 비무장지대(DMZ)를 돌파하여 수도 서울을 노릴 것이라는 점이 이 게임에도 잘 표현되어 있다. 헥스사이드에 그림자가 있고, "+1"표시가 있는 헥스가 DMZ를 나타낸다. 요새화된 지역으로서 전투 시 이점을 주는 헥스이다.
그동안 현대전을 다룬 워게임에는 왠지모를 거부감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한반도 뿐만 아니라 세계 어느 곳에서든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같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반도의 가상전을 배경으로 한 이 게임에 흥미를 느껴서 구매하게 되었다.
어쩌면 이 땅에 살지 않는 워게이머들에게 한반도에서 벌어지는 가상의 전쟁은 그저 흥미로운 시뮬레이션일지도 모른다. 그동안 PC게임에서 종종 외국 제작사에 의하여 한국을 배경으로 한 전쟁 게임이 출시되곤 했지만, 한국인이 직접 가상의 한국전을 다룬 워게임을 제작하지 않은 것은 아마도 분단이 너무나 무거운 현실이기 때문일 것이다.
전쟁을 싫어하면서 전쟁을 다루는 워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은 모순된 행동일까? 그러나, 굳이 "평화를 원하면 전쟁을 준비하라"는 격언을 들지 않더라도, 전쟁은 게임 속에서 충분하다는 생각으로 워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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