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게임리뷰

세키가하라 대작전(게임저널 32호) 리뷰

by Yulpo 2023. 6. 10.
반응형

1. 기본정보

  - 제목 : 세키가하라 대작전(関ヶ原大作戦)
  - 제작사 : 게임저널 32호 부록 게임
  - 디자이너 : ふ~ら~中村
  - 시대배경 : 1600년 여름~겨울
 

2. 지도

시작 배치

 
지도는 하프맵 사이즈로서 기본적인 부록게임 지도 사이즈의 절반 크기이지만, 동쪽의 기요스성부터 서쪽의 오사카성까지 넓은 지역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공간을 최대한 활용해서 지도 끝단까지 성이 위치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청주성(기요스성)에서 북서쪽 오가키성, 북쪽 기후성을 공격하는 동군

초기 배치를 보면 기후성에는 오다 히데노부, 오가키성에는 이시다 미츠나리가 위치해 있고 이들은 곧바로 동군의 공격 목표가 됩니다. 성(요새)에 위치한 부대는 공격자에 대하여 먼저 공격할 수 있고, 공격자의 공격력에 -2 수정을 준다는 점에서 유리합니다.
 

좌하단 오사카성에 위치한 모리 데루모토, 도요토미 히데요리

 
서군의 모리 데루모토, 모리 모토야스, 그리고 녹색으로 표시되어 있는 서군제장 지휘관들은 전의를 1로 상승시켜야 움직일 수 있습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처음에는 지도 위에 없고, 별도의 트랙에 위치해 있다가 최소 6턴이 지나야 지도 위에 등장하게 됩니다.
 

3. 규칙

카드를 사용하는 게임입니다. 특이한 점은, 14장의 덱으로 시작하는데 진영에 관계없이 한 장씩 뽑아서 카드에 써 있는대로 부대를 움직이거나 효과를 발휘하면 됩니다. 각 카드는 기본적으로 어떤 진영의 행동을 지시한다는 점에서 칫-풀과 비슷한 효과가 있기도 합니다. 이러한 규칙은 플레이어에게 생각할 내용을 줄여줄 뿐만 아니라, 스피디한 게임 진행을 가능하게 하며, 결정적으로 솔로플레이에 매우 좋은 시스템입니다.
 

덱에서 한 장씩 카드를 뽑되, 좌측의 '도쿠가와 움직이다' 카드가 나오면 그동안 버린카드와 함께 셔플하여 덱을 다시 만든다.

 
'이에야스 움직이다' 카드는 일종의 턴 종료 카드로서, 이 카드가 뽑히면 그동안 버린 카드들과 기존의 카드 더미를 섞어서 다시 덱을 만들어서 게임이 진행됩니다. 별도의 게임 종료 기한이 없다는 점도 하나의 특징입니다만, 간단한 룰과 적은 카운터 숫자를 고려할 때 플레이 시간은 약 1시간 30분 정도라고 보입니다.
 
카드 사용과 더불어, 규칙에서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이 '조략'과 '전의' 시스템입니다.
이 게임에서 조략이란 상대방 지휘관을 배반시키는 행위로서, 서군은 '히데요리 출진', 동군은 '도쿠가와 출진' 카드가 나왔을 때 1회 실시할 수 있습니다.
 
조략트랙(승점의 역할도 겸함)이 자군 진영쪽으로 넘어와 있을 때 주사위굴림을 통해 지정한 헥스의 적 '군세'(지휘관, 일반무장 등)를 배반시킬 수 있습니다. 조략을 대체하여 사용할 수 있는 행위가 '공갈'로서 조략트랙과 관계없이 시행할 수 있으나 실패하면 조략마커와 모든 전의마커가 상대방 진영 쪽으로 2열 이동하게 되는 리스크를 가지고 있습니다.
 
공갈의 경우 히데요리 유닛 또는 이에야스 유닛이 대상 유닛과 인접하여 있으면 주사위굴림 4 이하로 성공할 수 있으므로 성공률은 높은 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략 또는 공갈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유닛은 서군의 경우 서군제장(진녹색), 동군은 동군외양무장(적색)인데, 배반할 경우 같은 헥스 내에 있는 배반하지 않은 군세는 즉시 제거되므로, 상황에 따라서 일순간에 전세를 역전시킬 수 있는 방법입니다.
* 이는 역사적으로 배반이 난무했던 세키가하라 전투의 특징을 잘 살린 규칙이라고 생각됩니다.
 
'전의'란 이동력과 연동되는 수치인데 서군측의 무장 대부분은 전의 0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1로 상승시켜야만 행동할 수 있습니다. 전의를 상승시키기 위해서는 특정 카드를 뽑아서 그 능력을 사용하는 방법이 있고, 적 지휘관을 제거하거나 배반시키거나 요새를 함락시키면 조략트랙과 모든 자군 진영 전의트랙이 상승하는 효과가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동군 소유의 요새를 공략해야 합니다.
 

조략 및 전의 트랙, 그리고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히데타다 등장 트랙

 
이밖에 공격, 이동 등에 관한 규칙은 굉장히 쉬운데, 특히 공격의 경우 공격자가 일방적으로 공격할 수 있다는 점(요새만 예외)에서 매우 심플합니다.
 
유닛마다 주사위를 굴려서 공격력 이하의 눈이 나오면 1히트 하는 방식이고, 피해를 입은 유닛은 방어측에서 결정하되 우선적으로 모든 유닛을 스텝로스 상태로 만들고 추가로 히트가 더해지면 제거되는 방식입니다. 전멸시키는 경우 공격후 전진이 가능하나, 공격을 받아도 별도로 후퇴할 수 있는 룰은 없습니다.
 
적 ZOC가 아닌 지역에서 '회복' 행동을 할 수 있는데, 통솔력에 해당하는 숫자만큼 소모된 유닛을 회복시킬 수 있습니다. 다만, 완전히 제거된 유닛은 부활할 수 있는 방법이 없으므로 공격 입장에서는 연속적인 공격으로 회복할 틈을 주지 않는 것이 중요하고, 방어 입장에서는 완전히 제거되기 전에 후퇴하여 회복하는 움직임이 중요합니다. 물론, 1회의 행동을 통해 이동/공격/회복 중 1가지씩만 할 수 있으므로 카드 운이 적절하게 따르지 않으면 생각처럼 진행되기 어려운데 이러한 점이 간단한 규칙에도 불구하고 긴장감 있는 게임을 가능하게 합니다.
 

이세 지역 안노츠성을 공격하는 우키다 히데이에

이동 룰을 살펴보면, 각 지휘관의 '전의' 수치(카운터 좌하단)가 곧 이동력에 해당한다는 점이 재미있습니다. 도로를 따라서만 이동할 수 있는 전략이동의 경우, '전의+주사위굴림 결과'가 곧 이동력이 됩니다.
 
그런데, 서군의 서군제장, 모리 데루모토, 모리 모토야스는 게임 시작 시 전의가 0이고 최대치가 1이기 때문에 카드 능력에 의하여 전의를 상승시키지 않으면 움직일 수 없습니다.
 
또한 서군이 조략을 하기 위해 필요한 도요토미 히데요리 출진 카드의 경우, 오사카성의 모리 데루모토가 움직여서 히데요리가 오사카성을 벗어날 때 비로소 카드덱 속으로 들어가게 되므로, 모리 데루모토의 전의 트랙을 상승시키는 것이 서군의 기본 방침이 된다할 것입니다.
 

4. 감상

이 세상에 워게임은 많지만, 실제로 플레이할 수 있는 워게임은 적은 편입니다. 이는 게임에 필요한 시간과 공간이 있는지 여부, 플레이할 상대방이 있는지 여부 등 다양한 문제 때문인데 '세키가하라 대작전'의 경우 간단하면서도 재미있는 규칙 덕분에 짧은 플레이타임을 가지고 있고, 그러면서도 지도나 유닛이 세키가하라 전투 당시의 모습을 충실하게 재현하고 있습니다.

또한 뽑힌 카드에 의하여 자연스럽게 행동 방침이 결정되므로 솔로플레이도 흥미진진합니다. 물론, 카드 덱에 크게 의존하는 시스템 및 플레이 방식은 자유도가 떨어지고 본격적인 전략 게임과는 거리가 있지만, 역사를 시뮬레이션한다기보다는 역사의 풍미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을 선호한다면 충분히 재미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도에서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축척이 실제와는 다르게 세키가하라 인근 지역은 더 세밀하게, 더 많은 헥스로 표현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스택 제한의 경우 한 칸에 6유닛으로 동일하지만, 작전급 게임이면서도 게임 제목에 걸맞게 전술적인 그림이 나올 수 있도록 표현한 점이 훌륭합니다.
 

세키가하라 인근 전투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