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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리뷰

관도전역 보드게임 리뷰 : 官渡戰役

by Yulpo 2022.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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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본 정보

제목 : 관도전역(官渡戰役)
제작사 : 커맨드매거진 제146호 부록 게임
디자이너 : 砂漠のキタキツネ
시대배경 : 삼국지 관도대전(200년 2월 ~ 200년 10월)

2. 삼국지를 좋아한다면 놓칠 수 없는 조조와 원소의 대결

삼국지의 3대 대전 중 하나인 관도대전! 조조와 원소가 패업을 다투면서 크게 벌인 전쟁이고, 그 결과로 인하여 삼국지의 세력 판도가 조조에게 기울게 된 전쟁이기도 합니다. 참고로 나머지 2개는 적벽대전과 이릉대전을 말합니다.

삼국지 관도대전을 다룬 워게임이 발매된다는 소식을 듣고, 삼국지와 보드게임, 그리고 워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구입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PC에서 코에이 삼국지나 삼국지 토탈워를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아무래도 보드게임은 또다른 맛이 있지 않을까요? 그렇게 충동적으로 구입해 놓고 먼지만 쌓여가던 중 감사하게도 룰북과 카드 한글화 자료가 있어서 테스트 플레이를 할 수 있었습니다.

시작 배치

3. 게임 시스템

위 지도의 좌측이 북쪽, 우측이 남쪽이고 좌측의 붉은 색이 원소 진영, 우측의 검은 색이 조조 진영입니다. 원소 측에 비하여 조조 측의 지배 공간이 상대적으로 넓어서 조조는 원소의 공세에 대하여 선택과 집중을 통해 방어해야 하고, 반대로 원소 입장에서는 허점을 찔러서 치고 들어가야 함을 알 수 있습니다.

이 게임은 카드 드리븐 방식의 게임으로서, 카드는 1) 카드에 기재된 작전치 이하의 장수를 활성화시켜서 이동 및 전투, 2) 카드를 이벤트로 사용, 3) 카드에 기재된 작전치를 사용하여 지배 마커 배치의 3가지 형태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하여, 카드를 구입하여 추가할 수 있는 덱빌딩 개념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일전에 소개하여 드린 '룬트슈테트의 싸움'과 동일한 시스템으로, 구입을 통해 추가하는 카드들은 시작할 때 가진 카드들보다 강한 효과를 가진 이벤트들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특이한 점은 장수들 중 무장들은 유닛 카운터로 구현된 반면, 순욱, 전풍 등 당시 양 군의 책사들은 카드로 구현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카드들은 각각 특별한 성능을 가지고 있어서 카드를 이벤트로 사용할 때에는 마치 그들의 계책을 사용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지배 마커의 경우, 한니발, 워싱턴의 전쟁 등의 게임에서 비슷하게 사용하는 시스템으로서, 마치 바둑을 두듯이 단순히 전투에서의 승리 뿐만 아니라 지배 영역의 확보 또한 승점을 얻는 중요한 수단으로 구현되어 있습니다. 적 지배 영역으로는 퇴각이나 보급선 연결이 불가능하다는 등의 페널티가 있으므로, 전투에서의 승리 뿐만 아니라 지배 영역의 확보도 신경써야 합니다.

1턴, 백마 인근으로 향하는 조조


직접 플레이해 보니, 초반 원소군은 활성화하기 쉬운 안량, 문추를 활용하여 황하를 건너 공격하는 것이 통상적인 흐름으로 보입니다.

반면, 조조군은 유연, 정욱이 홀로 떨어져 있어서 이들을 지키거나 후퇴시키는 등 초기 배치 상 수세적일 수밖에 없는 입장이지만, 지배하고 있는 공간이 넓다는 점을 이용해서 공간을 내 주는 대신 가장 능력치가 우수한 조조에게 병력을 몰아줘서 역습을 노려야 할 것 같습니다.

게임의 승리 조건과 관련하여, 장수가 전사하면 사기치가 떨어지고, 여러 '영토'로 구성된 '지역'들의 지배를 일정 수준 잃게 될 경우 매턴 사기치가 저하되며 사기치가 0이 되면 패배합니다. 또한 원소, 조조가 각각 전사하거나 수도인 업 또는 허를 잃게 되어도 패배합니다.

지역과 관련하여 아래 지도를 통해 설명하자면, 부대가 이동할 수 있는 지역 1칸이 영토이고, '제음'이라는 지역은 5개의 영토로 구성되어 있는데 과반수인 3개의 영토를 지배하는 군이 해당 지역을 지배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게임 중 어떤 영토가 어느 지역에 속하는지 자주 확인하게 되는데, 색상 탓인지 지역을 구성하는 영토들을 한눈에 구분하기 어려운 점이 지도 디자인에서 옥의 티라고 느껴졌습니다.

게임 컴포넌트인 카드와 카운터의 품질은 매우 훌륭합니다. 크기도 큼직해서 나이 든 워게이머에 대한 배려심이 느껴집니다. 아래는 원소군 장수인 안량, 그리고 조조 카운터의 모습입니다.


이 게임에서 안량과 문추의 능력치는 각각 2-4(전술치-지휘치) 및 2-3로서, 병력을 4 또는 3까지 이끌 수 있고, 전술치는 2로서 우수한 편입니다.

실제로 플레이를 해 보니, 의외로 안량, 문추는 전략치(카운터 우측 상단에 표시)가 1이라서 어떤 카드를 사용하더라도 활성화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었습니다. 아무리 우수한 장수라고 하더라도 유닛의 전략치 이상의 작전치를 가진 카드를 사용해야 활성화할 수 있기 때문에, 전략치가 3과 같이 높은 수치라면 활성화할 기회를 많이 가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원소측 카드 중 '기병의 습격'은 전략치가 1인 부대만 이벤트로 사용할 수 있는데, 그 효과로 이동력이 2에서 4로 늘어나고, 아군 전력이 이동한 지점에 있는 상대방 전력의 3배인 경우(안량, 문추의 지휘치가 최대 4 또는 3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상대방 전력이 1인 경우)에는 전투 없이 이동만으로 적 전력을 제거하는 '돌진'(오버런)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한편, 곁에 있는 조조는 능력치 3-6으로, 가히 게임 내에서 최고의 능력을 보유합니다. 기본적으로 병력의 숫자가 높을 수록 적에게 많은 피해를 입힐 수 있는데, 전력을 6까지 이끌 수 있다는 것은 게임 상에서 상당히 높은 수치에 해당합니다.(물론, 원소는 10까지 이끌 수 있으나 전술치가 1에 불과합니다.)

전술치의 경우, 전투 시 상대방의 전술치와의 차이를 자신 또는 상대방이 굴리는 주사위눈에 대하여 유리하게 보정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데, 게임 내에서 3이 최고이며, 전술치 3인 장수는 조조 외에 손책, 하후돈 정도가 있을 뿐이어서, 전투 시 매우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습니다.

특수한 룰로, 허도 근처 후방에 손책, 유표, 유비가 이벤트에 의해서 참전치가 일정 수준이 되면 등장하기 때문에 조조군 입장에서는 뒷통수를 맞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이에 대한 대응 방법으로 조조군 또한 카드의 이벤트를 통해 참전치를 낮추는 방법이 있습니다.

관우는 장수 저격용 카드로 구현되었다.

4. 감상

결론적으로 관도전역은 흥미로운 테마에 더하여 카드마다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어서 테마를 느낄 수 있는 게임이었습니다. 또한 카드 드리븐 게임에서 사용되는 대부분의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서 생각할 거리도 충분하였습니다. 특히 다른 카드 드리븐 게임들이 그러하듯이, 여러 번 플레이해서 양측이 가진 카드의 효과를 전부 파악하면 더욱 전략성을 경험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아무래도 PC 삼국지 게임과는 달리 보드게임은 한정된 지역의 전투를 다루고 있다는 점, 조조와 원소 모두 주요 장수들만 등장한다는 점, 능력치도 상당히 단순화되어 있다는 점이 아쉬울 수도 있겠으나, 이는 보드게임의 특성 상 어쩔 수 없는 부분으로 보입니다.

오히려 삼국지 게임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나던 요소들을 적절하게 생략한 덕분에 게임성을 살릴 수 있었고, 적당한 플레이타임을 통해 여러 번 반복하여 플레이할 가치가 있는 작품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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