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일전쟁 워게임 : Rising Sun (Bonsai Games)

1. 개요

• 제목 : Rising Sun : The First Sino-Japanese War, 1894-1895
• 제작사 : Bonsai Games
• 디자이너: Nakaguro Yasushi

2. 구성

• 카운터는 일본군과 청군의 해군 및 육군 유닛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해군은 1894년 9월 17일 벌어진 황해 해전에 참가한 군함들이 포함되어 있고, 육군은 일본군은 사단 단위로 구성되어 있으나 청군은 단위에 대한 표기가 없고, 지휘관 유닛 3개(엽지초, 유곤일, 송경)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지도는 한반도와 요동반도, 중국 직례(베이징 주변 행정구역), 산동반도, 좌하단에 대만해협의 팽호 열도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3. 시스템

• 기본적인 시스템은 카드를 사용하여 작전을 하거나 보충을 할 수 있는 카드 드리븐 방식입니다. 룰 중에는 게임적으로 느껴지는 부분이 있는데, 예를 들어 일본군은 육로로는 직례를 공격할 수 없고, 해상 상륙으로 공격이 가능합니다.
• 또한 실제 역사를 반영하기 위함인지, 청군와 일본군의 능력치에는 엄청난 비대칭이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육군의 경우 청군은 스텝 당 주사위 1개를 굴려서 주사위눈 1이 나와야 손해를 입일 수 있으나, 일본군은 유닛 당 주사위 1개를 굴려서 전투력 이하면 명중인데 사단의 경우 전투력 3이므로 50% 확률로 손해를 입힐 수 있습니다. 해군의 경우에도 일본군은 속사포를 장비한 군함들이 있는데, 이들이 먼저 선제공격을 한 후 통상 포격전이 벌어지므로, 일본군이 청군에게 먼저 타격을 입힐 확률이 높습니다. 다만, 통상 포격전으로 넘어가면, 청군 함정의 화력이 더 우월하므로 일본군에게 마냥 유리하지만은 않아 보입니다. 또한 육상전투/해상전투 시에는 양 군이 각각 1장씩 카드를 이벤트로 사용할 수 있으므로, 카드의 효과에 따라 승패가 달라질 수도 있어 보입니다. 육전이 단순한 주사위 굴림으로 매우 추상화되어 있는 반면, 해전은 각 함정별로 목표물을 지정하고 공격하는 등 보다 세밀하게 표현되었다는 점이 약간 어색해 보이기도 합니다.
• 카드의 이벤트는 청일전쟁 당시의 양측 지휘관 또는 역사적 상황을 반영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동학농민군 이벤트를 통해 한반도에 있는 일본군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카드도 존재합니다.

카드는 1장에 일본군, 청군 이벤트가 각각 기재되어 있습니다.

 

• 또다른 특징으로는, 제해권이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카드를 사용하지 않고도 해상 수송이 가능하므로, 일본군이 제해권을 장악한다면, 본토에서 보충한 사단을 최전방으로 수송하기 수월하고 이를 통해 승리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게임상 턴 제한이 있다는 점에서도, 청군은 어떻게든 제해권을 장악해서 일본군이 병력을 집중하지 못하도록 방해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4. 소감

• 게임의 시스템은 카드 드리븐이지만, 카드의 숫자가 적고 1장에 양 진영의 이벤트가 함께 기재되어 있다는 점에서 카드 운이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비대칭이라는 측면에서 청군 카드의 작전치가 일본군보다 훨씬 낮게 설정되어 있고 육군과 해군의 능력치도 일본군이 우월하므로, 어찌 보면 일본에서 제작한 게임인 만큼, 자신들의 입장에서 승리를 거두었던 역사를 워게임에서 재현하고자 하는 경향이 강하게 반영된 게임처럼 느껴졌습니다.
• 그래서인지, 문득 어려운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우리나라의 역사에서 청일전쟁은 한반도가 청나라와 일본의 전쟁터가 되었다는 점에서 아픈 역사의 일부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러한 역사를 테마로 삼은 게임을 일본군 또는 청군으로 플레이하는 것은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 아니면 그러한 역사를 잊지 않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플레이할 가치가 있다고 볼 수 있는지...비단 워게임 뿐만 아니라, 역사를 배경으로 한 컨텐츠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딜레마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