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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리뷰

[게임 리뷰] 에도막부의 황혼(게임저널)

by Yulpo 2026. 6. 18.

1. 개요

한때 보드게임긱 워게임 랭킹 1위를 차지했던 황혼의 투쟁(2006년 출시)이라는 보드게임이 있습니다. 전형적인 워게임이라기보다 영향력 게임에 더 가깝다는 평도 있지만, 미소 냉전 시대를 배경으로 역사의 향취를 느낄 수 있는 카드 이벤트를 음미하는 동시에 전 세계의 정세를 쥐락펴락하면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명작입니다. 그 명성에 걸맞게  보드피아에서 한국어판이 출시되기도 하였습니다.


일본 게임저널 사에서 출판한 '에도막부의 황혼'은 일본 막부 말기 시대를 배경으로 황혼의 투쟁과 같은 시스템을 사용한 게임으로서, 제목부터 '황혼'의 투쟁을 연상시킵니다.

 

황혼의 투쟁에서 플레이어는 각각 미국과 소련을 맡아 번갈아가며 카드 플레이를 통해 지도상에 영향력을 배치하거나 이벤트를 실행할 수 있고, 각 대륙 별로 지배하는 지역의 숫자 등에 의하여 점수를 얻을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도막파(막부를 타도하려는 세력)와 좌막파(막부를 보좌하려는 세력)로 나뉘어 일본 각지에 영향력을 배치하여 승부를 겨룹니다. 다만, 기본 시스템은 동일하지만 디테일한 면에서는 시대 배경을 고려한 차이점이 눈에 뜁니다.

 

 

2. 시스템

게임은 1854년부터 1867년까지 총 8턴이 진행되는데, 냉전 초기/중기/후기로 카드 덱이 나누어져 있는 황혼의 투쟁과는 달리 쇄국/개국 2개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개국 카드가 추가되기 위해서는 조약 레벨이 2까지 상승하여야 하는데, 조약 레벨 0에서 1로 가기 위한 카드는 쇄국 덱에 1장(일미화친조약) 있다는 점에서 이 카드가 몇 턴에 나오느냐에 따라 개국 덱이 추가되는 시점의 변동성이 상당해 보입니다. 빠르면 1턴에 플레이될 가능성도 있지만, 테스트 플레이에서는 4턴이 되어서야 비로소 개국 덱이 추가되었습니다.

 

카드 상단에 플레이어 진영에 따라 액션과 이벤트가 어떤 방식으로 실행되는지 기재되어 있다.

 

이 밖에 특이한 점들로는, 냉전시대 우주경쟁 대신, 조정공작을 통해 승점을 얻거나 조정공작 레벨에서 앞선 플레이어가 선공 플레이어가 된다는 점, 게임 개시 시 각 지역에 기본적으로 배치된 영향력은 이른바 기초지지도로서, 라운드(카드 플레이)가 끝나면 자동으로 기초지지도만큼 회복된다는 점, 역사적인 인물(예: 사카모토 료마)이나 부대들(예: 신선조)이 게임 상에 "지지마커"로 등장하는데 이러한 지지마커는 기초지지도를 증가시킨다는 점, 이벤트를 통해 '양이 마커'가 '실행' 면이 된 경우 쇄국 턴에는 도막파, 개국 턴에는 좌막파의 승점이 증가한다는 점 등을 들 수 있겠습니다.

 

카운터시트 우상단의 각종 인물 카운터가 지지 마커에 해당한다.

 

황혼의 투쟁을 플레이해 본 사람이라면 이 게임의 룰을 이해하기 쉬울 것으로 보이나, 각 지역의 '기초지지도'를 고려하여야 한다는 점과 교토 및 개항지에 특별하게 적용되는 룰 등을 고려하면 오히려 황혼의 투쟁보다 신경쓸 것이 더 많아 보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교토와 개항지(나가사키, 요코하마)는 일반적인 지역(각 칸은 1개의 번을 의미)과는 달리 점수 이벤트 실행 시 상대방의 영향력보다 많은 영향력을 가진 플레이어가 승점을 얻게 된다는 점에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입니다.

 

 

3. 감상

황혼의 투쟁 시스템을 거의 그대로 가져온 것은 게임에 대한 접근성 면에서는 좋은 선택이었지만, 쿠데타, 재조정 등의 시스템을 정변, 내분으로 용어만 바뀌었다고 하여 그러한 시스템에서 막부 말기의 시대상을 느낄 수 있는지에 대하여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이러한 느낌은 아마도 플레이어의 입장에서(특히 외국인에게는) 막부 말기 도막파와 좌막파의 대립이 핵전쟁으로 이어지기 십상인 미소 냉전의 대립만큼의 긴장감을 가져다주기 힘든 탓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또한 황혼의 투쟁 만큼의 게임 밸런스나 리플레이성이 존재하는지 알기 위해서는 많은 플레이 경험이 필요한데, 아직은 미지수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 게임 역시 카드 드리븐 게임답게 각 카드들은 역사적인 인물, 사건, 배경을 충실히 구현하고 있기 때문에 해당 시대에 대하여 흥미가 있는 보드게이머에게는 그야말로 축복과 같은 게임이 아닐 수 없을 것입니다. 황혼의 투쟁 게임의 시스템이 매력적인 것은 비단 이 게임 외에도 1차 세계대전 전 및 2차 세계대전 전의 유럽을 배경으로 한 게임(Europe in Turmoil)이 존재한다는 점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카드 드리븐과 영향력 게임의 시스템의 조화를 통해 역사적인 배경을 깊게 느낄 수 있는 게임이 탄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황혼의 투쟁의 대를 이을 어떤 게임이 등장할 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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