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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기동전사 건담 수성의 마녀 감상 : 충격적인 신작

by Yulpo 2023. 4.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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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신작 건담이 나왔다고?

처음에 '수성의 마녀'라는 건담 시리즈가 새로 나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기대나 흥미가 생기지는 않았습니다. 특히 그림체가 둥글둥글하고 주인공이 여자아이라는 점에서, 애들이나 보는 내용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은 아니지만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건담'의 모습만 보더라도 가늘고 곡선이 많은 형태로서 뭔가 힘이 없어 보였습니다.

 

다만, 비우주세기 작품으로는 2015년의 철혈의 오펀스 이후로 오래간만에 나온 작품이라는 점에서 꼭 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침 넷플릭스에 올라와 있어서 편하게 시청할 수 있었습니다.

 

 

[출처: 투니버스 홈페이지]

 

2. 트렌드에 맞는 배경과 등장인물

주인공이 여성이라는 것, 남성들이 흥미를 가지고 주인공에게 접근한다는 점 등은 요즘 영화, 애니, 소설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서 볼 수 있는 흔한 풍경이기는 하지만 건담 시리즈에서는 생소한 풍경에 속합니다. 일반적으로 로봇이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의 주요 시청자는 남성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글을 적다 보니 건담W(1995)에서 이미 여성 팬들을 노리고 만든 듯한 꽃미남 주인공들이 등장한 것이 생각나지만, 극을 이끌어나가는 인물 대다분이 여성으로 구성된 건담 시리즈는 이 작품이 처음이라고 생각됩니다.

 

건담 시리즈가 공통적으로 지향하는 가치는 출신, 성별, 뉴타입과 올드타입 등을 떠나서 차별 없이 조화롭게 살아가는 세상이라고 생각되는데, 이 작품 역시 동일한 철학을 가지고 있되 요즘 세대들이 흥미를 가질 만한 배경과 인물들, 즉 학원과 학생들이라는 설정을 선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3. 충격적인 스토리

그동안 너무 말랑말랑한 스토리의 애니메이션만 주로 보아서일까요. 첫 인상과는 달리 클리셰를 비틀거나 사람들의 예측을 뒤집는 스토리였습니다. 뒤늦게 각본가가 코드기어스의 각본을 썼던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니 약간 이해가 되었습니다. 코드기어스도 메카닉물의 왕도적인 스토리를 벗어나는 내용으로 신선한 충격을 준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좋게 말하면 매 화마다 다음 화를 보지 않을 수가 없을 정도로 흥미진진한 줄거리라는 것인데, 한편으로는 막장 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게 되기도 합니다.

 

한 가지 생각할 점은, 이 작품은 단순히 자극적인 내용을 통해 눈길을 끄는 작품이 아니라,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영웅담으로만 생각되었던 이야기 저변에는 어른과 아이의 갈등, 기업과 기업의 갈등, 우주와 지구의 갈등 등 다양한 대립 구조들이 자리잡고 있으며 이를 통해 어떤 가치와 철학이 마음에 와 닿는 것인지 고민할 수 있는 거리를 제공해 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4. 총평

건담 시리즈는 워낙 작품의 숫자가 많다보니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건담이라는 제목은 붙어 있지만 스토리나 캐릭터가 어디선가 본 듯한 내용을 반복하거나 건담의 탈을 썼을 뿐 어떤 로봇을 등장시켜도 상관없을만한 작품의 경우에는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진 작품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작품은 비록 아직 2기가 진행 중인 상태라고 결말이 나진 않았지만, 과거의 영광에 얽매이지 않고 건담 시리즈의 새로운 방향을 보여준 작품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건담 시리즈의 팬이든 아니든 작품 자체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서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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