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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영화] 이 세상의 한 구석에(この世界の片隅に)

by Yulpo 2023. 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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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시마 여행을 다녀 와서 보게 된 애니메이션이다. 현재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원폭 돔과 기념공원, 자료관 등을 접하고 나니 히로시마를 소재로 한 영화나 애니메이션이 보고 싶어져서 보게 되었다.

 

2023.08.30 - [문화생활/여행] - 히로시마 여행, 반드시 가야 할 곳 : 평화기념자료관

 

이 작품은 만화가 원작이라고 하는데, 애니메이션만이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순둥순둥한 그림체, 그리고 히로시마 인근의 구레 시를 배경으로 한 일상...이것만 보아서는 힐링물이나 일상물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역사를 알고 있는 독자의 입장에서는 장차 찾아 올 비극이 예상된다.

 

영화 포스터

 

주인공인 스즈는 1925년 히로시마에서 출생하였고, 1944년 19살 어린 나이에 구레로 시집살이를 떠난다.

당시 전함 야마토를 건조하는 등 군항으로 유명했던 구레에 대하여 연합군의 공습이 가해졌고, 이 과정에서 주민들이 어떻게 일상을 보냈는지가 담담하게 그려진다. 

 

일상을 파괴하는 전쟁의 참혹한 실상 속에서도 사람들은 살아가고, 그 비극은 1945년 8월 6일, 히로시마 원폭 투하로서 절정에 이른다. 이후 8월 15일 일본은 항복하고 작품도 종막으로 치닫는다.

 

작품 내내 스즈는 전쟁 중이지만 전쟁의 실체를 모르는, 아니 모르는 척 하면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느껴졌다. 하루하루의 삶을 이어나가는 것이 너무 힘들기 때문에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더구나 그녀는 물리적으로 피해를 입은 피해자이기도 하다. 한편으로 마지막 순간에 그녀는 본인도 가해자들이 속한 집단의 일원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렇다면 모든 피해는 가해자로서 받은 피해로서 수긍할 수 있는 것일까?

 

전쟁 속에서도 사람들은 살아간다. 너무나 당연한 사실이지만 그러한 사실은 후세의 사람들에게 와 닿지 않는다. 역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조차도 전장에 나간 군인들과 전장에서 사용된 무기와 전략전술에 대하여 더 많은 관심을 가진다. 그것이 과거가 현재에 대하여 주는 교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과거의 전쟁이 주는 교훈은 전쟁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작품이 주는 여운이 더욱 오래가는 것 같다.

 

작품의 배경이 된 구레 시에는 이른바 성지순례를 할 수 있는 장소가 몇 군데 존재한다고 한다.

히로시마, 구레 지역으로 여행을 가기 전에 이 작품을 보았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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