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철성의 카바네리, 건담0080, 톱을 노려라 건버스터, 마크로스 등의 주요 캐릭터 디자인으로 유명한 일본 일러스트레이터 미키모토 하루히코(美樹本晴彦)의 2018년도 화집을 구입했습니다. 사실 위에서 열거한 애니를 매우 재미있게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캐릭터를 누가 디자인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아니, 그림체가 비슷하겠거니 생각했지,동일인이 디자인했다고 생각하지도 못했습니다.
그러던 찰나 우연히 일러스트집을 보고서야 한 사람의 작가가 여러 작품들의 캐릭터를 디자인한 것이라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가장 최근에 나온 화집이 있길래 구입하게 된 것입니다.
내용은 총 248페이지로서, 다양한 작품들의 캐릭터 디자인, 일러스트들이 실려 있습니다.
갑철성의 카바네리 캐릭터들이 가장 먼저 나오는군요.
갑철성의 카바네리는 일종의 좀비 아포칼립스물로서 뛰어난 작화와 액션 신으로 인기가 있었습니다. '갑철성'이란 극중에 나오는 거대한 기차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세계가 거의 멸망한 가운데 갑철성들이 여기 저기 돌아다닌다는 설정 역시 흥미롭습니다. 약간 설국열차가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다만 후반부 스토리 전개에 대하여는 꽤 호불호가 갈렸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국내 OTT에서도 시청할 수 있으니 기회가 되면 다시 보아야 겠습니다.
참고로 미키모토 하루히코는 작가의 필명이고 본명은 사토 하루히코라고 합니다. 또한 나이를 확인하고 깜짝 놀랐는데, 그는 1959년생으로서 애니메이션 마크로스가 나온 1982년부터 갑철성의 카바네리가 나온 2016년까지, 그리고 현재까지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수많은 캐릭터들을 디자인한 인물이라고 하니 정말 대단합니다.
특히 갑철성의 카바네리의 여주인공 무메이를 보면, 전체적인 디자인은 물론 복장이나 소품 등을 통해서도 작가의 나이가 상상이 되지 않을 정도로 최근 우후죽순으로 나오는 양산형 그림체의 주인공들보다 개성적이라고 느껴집니다.
화집을 통해 좋아하는 작품의 캐릭터를 한눈에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아무래도 수채화풍의 약간 올드한 느낌의 그림이 왠지 모를 친밀감을 느끼게 합니다. 현재의 시점에서 보면 미키모토 하루히코의 전성기 작품은 대부분 오래된 작품들이지만, 지금 보더라도 오래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캐릭터 하나하나가 살아 있고 개성적인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어떤 애니메이션을 만들기 위해서는 캐릭터의 원안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수많은 사람들이 그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움직이게 하기 위해서 어려운 작업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좋은 작품은 일러스트레이터 혼자만의 힘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하지만, 적어도 이 정도의 천재적인 디자이너에게는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한 가지 더 욕심을 부려 보자면 저도 더 늦기 전에 취미로 그림을 조금이라도 그려나갈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무언가를 남기고 싶은 것은 누구나 갖게 되는 욕심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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