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생활

[드라마] 아리스 인 보더랜드 감상

by Yulpo 2023. 1. 3.
반응형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드라마 아리스 인 보더랜드는 '임종의 나라'라는 일본 만화가 원작으로, '오징어게임'으로 익숙한 이른바 '데스 게임'이 소재인 드라마입니다. 최근 시즌2가 올라온 김에 보게 되었습니다.

 

데스 게임이란, 말 그대로 드라마 속 등장인물들이 목숨을 걸고 게임을 해서 승자가 살아남는 게임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필연적으로 죽음을 맞이하게 되고, 죽음을 피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사람들의 자극적인 장면이 많이 나올 수밖에 없는 장르입니다.

 

 

이러한 소재의 드라마들은 만화가 원작인 경우가 많은데, 아무래도 목숨을 건 게임이 존재한다는 설정 자체가 현실성이나 개연성을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일 것입니다. 물론, SF나 판타지적 요소의 일종이라고 생각하면 나름대로 그럴싸한 배경이라고 생각될 여지도 있습니다. 이 드라마의 경우 등장인물들이 속하게 된 세상은 게임에서의 승리를 통해 일종의 '비자'를 발급받지 못하면 죽음을 맞게 되는 세상입니다. 제목과 같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같은 신세가 된 것인데, 계속 승리를 거두더라도 한 번의 패배는 죽음을 의미하는 혹독한 세상이자, 때로는 동료를 죽이고서라도 살아남아야 하는 비정한 세상입니다. 쓰고 보니 현실하고도 일정부분 비슷한 점이 있는 것 같네요.

 

'아리스 인 보더랜드'는 만화에 의해서만 구현될 수 있을 만한 내용을 실사로 그럴듯하게 구현하는데 성공한 드라마라고 생각됩니다. 만화를 원작으로 한 일본 드라마 중에는 지나치게 유치하거나 위화감이 드는 경우가 많은데, 이 드라마 또한 일부 연출은 과장되었지만 다음 화가 기대되는 드라마였습니다.

 

머리 속으로는 황당한 내용인 것을 알면서도, 뒷 이야기가 궁금해지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고 해야할까요.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었던 오징어게임을 비롯하여, 사람들이 왜 서로 죽고 죽이는 게임을 다룬 드라마에 열광하는지에 대하여 예전에는 짐작하기조차 어려웠지만, 이 드라마를 보고 나면 조금은 알 것 같다는 느낌이 들 것입니다.

 

비현실적이고 자극이 넘치는 이런 류의 드라마가 인기 있는 이유에 대하여는 사람마다 해석이 다르겠지만, 어쩌면 현실이 그러한 드라마보다 더 참혹하고 가혹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이 드라마는 여러 가지 은유와 상징이 등장하는데, 예를 들어 트럼프의 각 문장들은 게임의 종류를 의미합니다. 이 중 인상깊은 것은 '하트'에서 따온 게임으로서, 피지컬을 겨루는 게임이 아니라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한 게임을 의미합니다.

 

다른 게임과 마찬가지로 이 게임에서 패배란 곧 죽음이기에, 게임에 참가한 사람들은 온갖 수단을 동원해서 서로의 심리를 이용하거나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는데, 이 부분을 현실에 빗대어 보면, 현실 자체가 드라마보다 치열하고 가혹한 게임의 현재 진행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더구나 게임의 경우에는 플레이어 스스로 게임인 것을 알기 때문에 한 순간의 도박에 모든 것을 걸고, 때로는 일탈을 통해 스릴을 맛보는 경우도 있겠지만 현실의 경우 시간을 되돌릴 수 없기에 모든 행동에는 그에 따른 책임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더 가혹하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얼핏 보면 황당무계하지만, 사람들은 이러한 드라마 속에서 절망과 희망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그것은 어쩌면 현실 속에서 찾기 힘든 것들을 드라마 속에서 찾고자 하는 욕망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만약 현실 세계에서 우리가 매일 겪는 경험들이 어떤 게임의 일종이라면 어떨까요.

매일 하루를 무사히 보내었음에 감사하며 다음 하루를 준비할 수 있을지.

아니면 항상 게임에서 패배하고 있다고 자책하며 무기력하게 죽음보다 더 무서운 삶을 살고 있을지.

선택은 모든 게임이 그렇듯이 플레이어에게 달려 있는 것 같습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