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경 보드 워게임을 알아보자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라, 보드게임 장르로서 워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서양에 많기 때문일까요. 대부분의 워게임은 미국과 유럽 역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물론, 제1, 2차 세계대전과 나폴레옹 전쟁 등 인류 역사상 굵직한 전쟁이 대부분 서양에서 발발하였다는 점을 간과할 수도 없습니다. 어쩌면 워게임의 소재가 될 만한 전쟁이나 분쟁이 발생하지 않은 나라들이야말로 평화로운 역사를 지닌 나라들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단순히 게이머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자신들에게 친숙한 자국이나 이웃나라의 역사를 다룬 워게임에 애정을 느끼기 마련일 것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독립전쟁(American Revolutionary War이나 남북전쟁(American Civil War)을 배경으로 한 게임이 인기 있는 이유가 이러한 점으로 인한 것이겠지요.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한 워게임을 발견하기는 상당히 쉽지 않습니다.

물론, 서양 워게이머들이 흥미를 가질만한 전쟁으로는 1950년 6월 25일 발발한 한국전쟁이 있습니다만 한국전쟁 자체가  '잊혀진 전쟁'이라고 불릴 정도의 지명도이다보니 서양 워게이머들에게도 한국을 배경으로 한 워게임은 상당히 마이너한 장르라고 생각됩니다.

 

여하튼 한국을 배경으로 한 워게임은 무엇이 있는가에 대한 의문에 대하여는 보드게임긱(Boardgaemgeek) 사이트를 활용하면 손쉽게 해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보드게임긱에서는 다양한 카테코리 별로 정렬시키는 방식으로 원하는 배경의 게임을 찾을 수 있는데, 한국을 배경으로 한 워게임을 찾기 위해서 Family 중 Country : Korea를 선택하여 일단 한국을 소재로 한(또는 한국이 등장하는) 보드게임을 찾아 봅니다.

 

한국을 소재로 한 보드게임은 120개가 등록되어 있는데, 여기서 카테고리 중 Wargame을 선택하면 85개가 등록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들을 다시 순위(Rank) 순으로 정렬하여 보면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옵니다.

 

 

1위는 현재 2023. 1. 5. 기준으로 GMT사의 카드 게임인 Fields of Fire의 순위가 가장 높군요. 참고로 Fields of Fire는 노르망디, 베트남, 한국에서 소총 중대를 지휘하는 1인용 워게임으로, 카드 자체가 전장을 구성하고, 카드를 사용하여 플레이하는 전술급 게임입니다. 복잡성이 높은 것을 보면, 상당히 룰이 복잡한 것 같습니다.

 

2위는 Victory Games에서 1986년 출시한 The Korean War June 1950-May 1951 입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전쟁을 다룬 이 게임은 고전 명작에 속하는데, Compass games에서 2021년 디자이너 시그니쳐 에디션을 출시하였습니다. 전쟁이 끝난 1953년이 아닌 1951년 5월까지를 배경으로 하였네요.

신판은 그래픽이 좋아졌는데, 지도 크기가 커져서 공간을 많이 차지한다는 점에 대하여 호불호가 갈리는 것 같습니다.

 

3위는 MMP사의 OCS 시리즈 중의 하나인 Korea : The Forgotten War 입니다.

마찬가지로 한국전쟁을 다룬 워게임입니다. OCS란 Operational Combat Series의 약자인데, 주로 2차대전의 주요 전장을 다루는 작전급 워게임 시리즈로서, 보급의 중요성을 묘사한 룰이 특징적이라고 합니다.

 

4위는 GMT사의 Next War: Korea 입니다. 근미래에 벌어질 전쟁을 묘사하는 넥스트 워 시리즈의 첫 작품으로서 유명합니다. 이 시리즈는 이후 대만-중국, 인도-파키스탄, 폴란드-러시아, 베트남-중국 간에 예상되는 전쟁을 묘사한 워게임을 시리즈로 출시하였습니다. 아무래도 최근 국제 정세를 보더라도 긴장도가 높은 지역들을 모두 포함하는 것 같습니다.

 

제2차 한국전쟁을 다룬 이 게임은 2012년에 출시되었으므로, 2023년 현재의 부대 배치나 전투 서열과는 차이가 있지만 우리로서는 상상하기는 싫지만, 흥미를 느낄 수밖에 없는 소재로 제작한 워게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예상대로 한국을 다룬 보드 워게임의 숫자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게임에서 묘사하는 전쟁 역시 한국전쟁이 대부분이고, 정말 드물게 임진왜란 정도입니다. 일본에서 만든 청일전쟁 배경이나 삼국시대 배경 게임도 있지만 너무나 희귀합니다.

 

각 게임의 세부 내용 및 이미지는 보드게임긱 사이트의 해당 페이지에서 잘 살펴볼 수 있으니, 게임을 구매하기 전에 한 번 살펴보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