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스의 반격(Counterattack at Arras) : 엽서 워게임

1. 엽서 워게임

엽서 크기의 워게임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요? 작지만 결코 단순하지 않은 국제통신사 커맨드매거진의 엽서 워게임 아라스의 반격(アラスの反撃)을 플레이해보았습니다.

이 게임은 1940년 5월 21일에 프랑스를 침공한 독일군과 연합군 사이에 벌어진 전투를 다루고 있습니다. 연합군이 프랑스의 아라스(Arras) 부근에서 독일군에 대하여 반격하였는데, 롬멜이 88미리 대공포를 대전차포로 사용하여 연합군 전차부대를 격퇴한 전투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커맨드매거진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맵 파일을 다운받아서 A4용지에 출력했습니다. 카운터는 엽서 크기 그대로 출력하여 집에 있는 빈 카운터를 사용하여 만들어 보았습니다. 룰북 파일에 카운터 뒷면도 제공되는데 따로 만들지는 않았습니다. 유닛 카운터 숫자는 영국군 옵션 유닛 1개를 포함하더라도 9개에 불과하고, 추가로 턴 마커와 88미리 대전차포 마커가 있습니다.

초기 배치 모습

2. 플레이 후기

이 게임에서 독일군의 승리 조건은 지도 서쪽 끝단으로 유닛을 돌파시키는 것입니다.
규칙 상 적의 ZOC에 들어가면 정지하여야 하고, 적 ZOC에서 적 ZOC로의 이동은 금지되므로 방어하는 입장에서는 적 유닛과 인접하는 것만으로 이동을 봉쇄할 수 있습니다.

1턴 연합군 이동 종료 후 모습

턴은 연합군이 선공, 독일군이 후공인데, 특이한 규칙으로 독일군은 이동-전투-회복 순서로 진행하여야 하나 연합군은 세 가지 순서를 임의로 결정하여 진행할 수 있습니다. 특히 연합군이 이동보다 전투를 먼저 하는 경우, 전투결과표에서 1칼럼 오른쪽 시프트하여 유리한 결과를 얻을 수 있어서 이를 잘 활용하여야 합니다.

독일군은 게임 중 1회 88미리 대전차포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독일군이 가진 88미리 대전차포 마커는 게임 중 1회, 전차를 포함한 연합군이 독일군을 공격할 때 사용할 수 있는데, 연합군의 공격 개시 전에 적 전차부대를 대상으로 8공격력으로 먼저 공격하고 결과를 적용한 후, 연합군의 공격을 받도록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위 상황에서 영국군 전차(전투력3)와 보병(전투력2)이 독일군 5기갑사단(전투력5)을 공격하자 88미리 대전차포를 사용하였습니다. 88미리 대전차포의 공격력을 영국군 전차와 비교하면 8:3 이므로 이를 2:1로 환산하여 그에 해당하는 전투결과표를 적용합니다. 주사위굴림 결과 DR2가 나와서 영국군 전차는 2칸 후퇴하게 되고, 남은 보병이 독일군 전차를 공격하게 되는데 전투력 비율이 2:5이므로 전투결과표상 가장 불리한 1:2비율을 적용하게 됩니다.

아라스 북쪽을 크게 우회하는 독일군

독일군 입장에서는 굳이 연합군과 전투를 할 필요 없이, 맵 서쪽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규칙 상 전투에서 독일군 부대가 퇴각하는 결과가 나오면, 퇴각하는 헥스 1칸마다 턴 마커가 진행되므로(최종 턴은 8턴입니다.) 제한시간 안에 돌파하는 것이 어려워지게 됩니다.

5턴 연합군 페이즈 시작 시점

5턴까지 연합군은 아라스를 중심으로 남쪽에서는 독일군의 진격을 막아냈으나, 북쪽으로 우회한 독일군 전차부대에 대하여 보병과 전차를 통해 역습을 시도하다가 그만 공격자 퇴각(AR) 결과를 맞이하고 말았습니다. 퇴각한 부대는 혼란 상태가 되어 다음 독일군 페이즈에 돌파를 허용하게 되어 독일군의 승리로 끝나게 됩니다.

연합군이 무리한 공격을 한 것이 패인이 된 것인데, 복기해 보니 만약 무리한 공격을 하지 않았다면, 다음 페이즈에 독일군으로부터 공격을 받았을 것이고 이 때 독일군의 공격이 성공했다면 전투후 전진 규칙으로 인하여 마찬가지로 연합군의 패배로 끝나게 되었을 것 같네요. 다만, 주사위 굴림에 따라서 방어에 성공할 가능성도 존재합니다만...

북쪽을 돌파하는 독일군에 대하여 공격을 시도하는 연합군

 

3. 결론

지도 크기와 유닛 숫자를 고려하면, 정말 단순해 보이는 게임이지만 의외로 헥스(HEX) 방식 워게임에서 사용하는 기본적인 규칙을 모두 갖추고 있습니다. 연합군이 페이즈 순서를 임의로 정할 수 있다는 점, 88미리 대전차포 마커 등 몇 가지 특색있는 룰은 좋은 양념처럼 작용합니다.

지도 서쪽을 돌파한 독일군 제5기갑사단

보드게임 또는 워게임 입문자에게 있어서, 워게임을 정말 간단히 맛볼 수 있는 게임입니다. 만약 이 게임을 하고 난 후, 좀 더 규모가 큰 워게임에 대한 흥미가 생긴다면 그것으로 족할 것 같습니다.

보드게임긱에서 살펴보니, 중국의 '전기공작소'(Banner of War)에서 이 게임을 엽서보다 더 큰 크기의 지도로 라이센스판을 출시한 것으로 보이는데, 흥미롭습니다.

* 이 게임의 구성품 및 룰은 커맨드매거진 홈페이지에서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