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 워게임을 접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무엇일까요?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워게임 잡지를 구매하면 게임과 정보를 한번에 얻을 수 있습니다.
물론 영어 또는 일본어의 압박이 존재하는 것이 현실적인 문제입니다만...
놀랍게도 보드 워게임과 잡지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워게임을 다룬 잡지의 부록으로 워게임이 실린다는 것은 언뜻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관계일 수도 있으나, 워게이머들은 기본적으로 전쟁사에 대하여 흥미를 가진 사람들이라는 점에서 워게임 잡지는 단순히 게임 정보만을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의 배경이 되는 역사를 설명하고 잡지 특성상 적당한 규모의 게임을 부록으로 배포하여 워게임 보급에 커다란 역할을 하였습니다.
특히 일본에서는 보드 워게임계의 발전은 워게임 잡지가 앞서서 이끌어 온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은 출판사 뿐만아니라 동인계에서도 잡지를 만들어서 판매하는 등 워게이머들이 소비자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생산자로서 활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번에 소개해드릴 '커맨드 매거진'(コマンドマガジン)은 본래 미국에서 1989년 창간된 'Command'라는 워게임 잡지의 일본판에서 출발하였는데, 일본판의 창간호는 1994년 출간되었습니다. 이 때로부터 따져도 무려 29년이나 된 전통 있는 잡지입니다.
그동안 국제통신사라는 회사에서 발매하고 있었는데, 최근 국제통신사 그룹의 조직개편에 따라 주식회사IED로 출판사 명칭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커맨드 매거진은 1년에 4번 발간되는 계간지로서 작년 12월에 168호까지 발간되었는데, 오리지날 디자인의 게임 뿐만 아니라 외국의 유명 워게임의 일본판도 부록으로 실리고 있습니다. 그동안의 발매 현황을 보면 마크 시모니치 작가의 France '40, 코카서스 캠페인 등과 같은 GMT사의 완전한 워게임도 종종 부록으로 실렸는데 이러한 면에서 보면 잡지 부록 워게임이라고 얕볼 수 없습니다.
참고로 국제통신사는 일반인들도 손쉽게 워게임을 접할 수 있는 내용의 '워게임 핸드북', '워게임 일본사' 등과 같은 잡지들도 발간한 바 있습니다. 이 중 일본 역사에 집중한 워게임 일본사는 더 이상 발간이 되지 않고 있으나 워게임 핸드북은 계속 발간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국제통신사는 잡지 외에도 각종 라이센스판 또는 자체 제작 워게임을 출판하기도 하였는데, GMT Games의 No Retreat이라든가 Decision Games의 잡지에 실렸던 Red Dragon Rising 등의 유명한 게임들이 일본어화되어 출시되었습니다. 그 밖에도 고전 워게임을 리메이크라여 재판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 정도면 일본 워게임 업계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업계를 선도하는 출판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 잡지 내용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019년 4월 발간한 146호의 표지는 아래와 같습니다.
표지는 부록 게임의 내용을 따라가는데, 해당 호는 부록이 삼국지 관도 전역이라서 삼국지스러운 일러스트가 표지를 장식하고 있습니다. 부록 게임에 대한 소개는 아래 링크를 참조하시길 바랍니다.
2022.10.25 - [게임 리뷰] - 관도전역 리뷰 : 官渡戰役
다음으로 중요한 목차를 보면, 관도전역에 대한 해설 기사부터 게임 리플레이 등이 실려 있는 동시에 다른 워게임 후기, 시나리오, 전쟁사, 그리고 다양한 기고문들이 실려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워게임 신작들에 대한 소개도 빼놓을 수 없겠습니다.
워게임 후기는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내용인데, 아래는 Modern War 잡지 부록으로 실렸던 체첸 전쟁을 다룬 워게임 후기입니다.
본격적인 워게임 잡지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는 것으로서 각종 기획 기사들이 있습니다. 주로 전쟁사에 대한 칼럼이 실려 있는데, 146호에는 제1차세계대전 베르됭 전투에 대한 내용이 연재되고 있습니다. 워게임에 몰입하기 위해서는 해당 게임의 배경이 되는 역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데 잡지는 이러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고 있습니다.
잡지 말미에 자리잡은 세계적인 워게임 업체들과 관련한 최신 정보를 보면, 흥미가 동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직접 플레이하기 않더라도 간단한 게임 설명을 통해 정보를 얻고,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워게임 취미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더할나위없는 잡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아래 사진을 보면, GMT Games의 패스 오브 글로리 6판이 나왔다는 소식이 실려 있습니다. 디럭스판으로 보이는데, 4년 전 소식이라는 점에서 지나간 세월이 느껴집니다.
처음에는 워게임을 다루는 잡지가 있다는 사실조차 잘 몰랐습니다. 역사적으로 양 자의 사이의 깊은 관계가 있다는 사실에는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보드게임 자체가 현재까지 '출판'이라는 방식으로 발매되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워게임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잡지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그리 놀랄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일본에는 대표적인 보드 워게임 잡지로 커맨드 매거진과 게임 저널이 있고, 서양에도 GMT의 C3i Magazine, MMP의 Special Ops, Decision Games의 Strategy&Tactics 등 유명한 워게임 출판사들이 각자 잡지를 발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잡지들도 각 회사가 제작한 부록 워게임을 제공하고 있어서, 잡지가 부록인지 워게임이 부록인지 약간 헷갈리기도 하지만 이들의 존재는 워게임이라는 취미의 명맥을 이어가는 버팀목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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