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사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더라도, 자수성가하여 프랑스의 황제가 된 나폴레옹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의 마지막 전투가 벌어졌던 장소가 '워털루'라는 사실 또한 널리 알려져 있다.
유럽을 석권한 나폴레옹이 야심차게 추진한 1812년 러시아 원정이 실패로 끝나고, 1813년 벌어진 6차 대프랑스 동맹 전쟁의 결과 파리가 함락당하면서 패배한 나폴레옹은 지중해에 위치한 엘바 섬으로 유배된다.
1815년 2월 26일, 나폴레옹은 엘바 섬을 탈출하여 3월 1일 프랑스 남부 항구도시 칸(Cannes)에 상륙한다. 나폴레옹의 몰락 이후 왕위에 올랐던 프랑스 국왕 루이 18세는 나폴레옹을 저지하는데 실패하고, 나폴레옹은 3월 20일 파리에 입성한다.
이후 벨기에 지역에서 영국군, 프로이센군과 프랑스군이 격돌하게 되고, 1815년 6월 18일, 오늘날 '워털루 전투'라고 불리는 나폴레옹 최후의 전투가 벌어진다. 병력 규모는 프랑스군 약 72,000명, 영국군 약 68,000명과 프로이센군 약 50,000명에 달한다. 전투 결과 프랑스군 사상자는 약 33,000명, 영국과 프로이센 연합군은 약 21,700명이다.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 남동쪽 15Km 부근의 워털루 지역에서 하루종일 벌어진 치열한 전투는 나폴레옹의 패배로 끝나고, 이번에는 엘바 섬보다 훨씬 먼 남대서양의 세인트헬레나 섬으로 유배되어 1821년 5월 5일 생을 마감한다.
위 지도에서 잘 나타나 있듯이, 워털루 전투에서 프랑스군은 고지에서 방어 태세를 갖춘 웰링턴의 영국군을 공격하는 힘겨운 입장이었고, 공격이 결국 성공하지 못한 데다가 측면에서 블뤼허가 지휘하는 프로이센군이 증원군으로 등장하였기 때에 패배하고 말았다.
* 반면, 당시 블뤼허 군을 추적하던 프랑스군의 그루시 원수는 전장에 도착하지 못했다.
사실상 워털루 전투가 벌어질 당시 프랑스는 영국, 프로이센, 러시아, 오스트리아 등 강국들에 의하여 포위된 형국이었기 때문에 단일 전투에서 승리한다고 하더라도 대세를 뒤바꾸기는 어려웠다. 다만, 엘바 섬에서 목숨을 건 탈출을 감행하여 극적으로 귀환환 나폴레옹의 입장에서는 본인의 천재적인 군사적 재능에 한 가닥 희망을 걸고 전투에 나아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나폴레옹을 따라 처절한 전투에 참전한 이름모를 군인들 역시 군인으로서 소임을 다하였다.
유럽 역사의 판도를 바꾼 극적인 전투였다는 점에서, 워털루 전투는 오늘날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으며, 유럽 도처에서 전쟁사에 남을 만한 전투들이 벌어졌기 때문에 나폴레옹 시대를 배경으로 한 워게임들은 아예 하나의 장르를 형성하고 있을 정도이다.
보드게임긱(Boardgamegeek)에서 나폴레옹 시대 전체가 아닌, 워털루 및 그 인근에서 벌어진 전투들을 다룬 워게임만 검색하여 보더라도 131종류가 검색된다. 긱 랭킹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워게임은 1974년 아발론힐 사에서 만든 Napoleon : Waterloo Campaign, 1815인데, 블록을 사용하는 방식의 워게임으로서, 세월이 흐르면서 재판이 거듭되었고 현재 최신 판본은 Columbia Games에서 출시한 4판이다.
이밖에 주요 게임들을 살펴보면, OSG(Operational Study Group)에서 나폴레옹 시대의 거의 모든 주요 전투를 다룬 헥스 워게임을 시리즈로 출판하여 이를 즐기는 매니아 층이 있고, 대중성 있는 게임으로는 GMT Game에서 제작한 커맨드 앤 컬러 나폴레오닉 시리즈를 빼놓을 수 없다.
1815년 워털루 전투로서 유럽 전역이 들끓었던 나폴레옹 전쟁(1803년~1815년)이 끝났고, 이후 벌어진 큰 전쟁으로는 1853년의 크림전쟁, 1861년~1865년의 미국 내전(남북전쟁), 1870년 프랑스-프로이센 전쟁, 1894년의 청일전쟁, 1904년의 러일전쟁 등이 있다. 이 밖에도 셀 수 없을 만큼 크고 작은 전쟁이 벌어졌고 인류 역사 상 끊임없이 이어지는 전쟁의 역사는 1914년 발발한 제1차 세계대전으로 향해간다.
나폴레옹 시대에 대한 개인적인 호불호를 떠나서, 역사에 이름을 남긴 군사적 천재의 발자취를 쫒아서, 오늘날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보드게임 또는 워게임이라는 취미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과거의 치열했던 전투를 음미할 수 있는 것은 어쩌면 호사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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