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저널 58호 부록 게임인 "조조 최대의 위기"입니다. 제목이 상당히 흥미로운데, 일본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한 "노부나가 최대의 위기"라는 게임의 시스템을 차용하여 삼국지 시대를 배경으로 한 게임입니다. 해당 게임은 오다 노부나가가 반 오다 세력에게 포위당한 상황을 배경으로 하였는데, 이 게임은 삼국지의 조조가 원소, 원술, 여포, 유비 등 여러 반 조조 세력에게 포위당한 상황에서 시작하게 됩니다.
이 게임의 특징적인 시스템을 살펴 보면, 우선 매 턴 칫을 뽑아서 뽑힌 칫에 해당하는 세력이 이동, 전투를 하게됩니다. "노부나가 최대의 위기"에서는 턴 종료 칫이 중간에 나오면 어떤 세력은 행동하지 못한 채로 턴이 종료되는 경우가 있으나, 이 게임에서는 턴 종료 칫이 없으므로 매턴 모든 세력이 행동을 하게 됩니다.
조조군의 경우 시작부터 원술, 여포, 중소세력(장수, 양봉 등)들에게 포위된 상황이므로 어느 한 세력을 집중적으로 공격하여 각개격파하는 것이 중요해 보입니다. 반조조 진영 중 가장 큰 세력인 원소는 공손찬을 멸망시키기 전에는 황하 이남으로 진출하지 못하는 제약이 있으므로, 조조는 원소가 움직이기 전에 주변 세력들을 정리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칫이 뽑힌 세력은 자신의 차례에 주사위를 1개 굴려서 나온 숫자만큼 행동력을 가지게 됩니다. 예를 들어, 1행동력을 사용하면 유닛 4전력(군단장은 8전력)을 1칸 이동시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행동력을 적절히 분배해서 유닛을 움직여야 하는데, 이 부분은 주사위운에 따라 게임의 양상이 크게 좌우되는 부분으로서 칫풀 시스템과 함께 랜덤성을 증가시키는 요소입니다.
전투 시스템은 일단 선봉전을 통해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지를 체크하고, 야전으로 들어가면 유닛 1개당 주사위 1개를 굴려 6이 나오면 명중하는 시스템입니다. 이 때 선봉전과 야전의 주사위눈에는 무장이 가진 능력치를 추가로 적용하게 됩니다. 공성전의 경우 한 라운드만 진행하는데, 공격측의 경우 수정치가 적용되지 않고 주사위눈 6으로만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점에서 공성전의 어려움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전력을 최대한 집중하여 목표 지역을 하나하나 점령하는 것이 적절해 보입니다.
이 때, 선봉전은 기본적으로 주사위눈이 높을수록 유리한데, 양측의 선봉전 수치가 같은 경우에는 동시에 손해를 입힐 수 있으나, 통상적으로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손해를 입히는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전투 시스템의 특성으로 인하여 많은 주사위를 굴리게 됩니다.
주사위 운에 상당 부분을 의존하는 규칙을 보완하는 것이 바로 책략 카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카드에 적힌 각종 이벤트를 사용하여 전투의 결과나 게임의 판세를 바꿀 수 있습니다. 다만, 책략 카드는 적 지역을 점령할 때마다 1장씩 받게 되므로 초반부터 많은 카드를 손에 넣기는 어렵습니다. 이를 고려해서인지, 카드를 통해 특수한 이벤트(창천이사)가 발동하게 되면, 그 때부터는 턴 종료 시에 양 플레이어가 핸드 제한까지 카드를 받을 수 있게 되는 규칙이 있습니다.
게임 룰은 간단한 편이나, 전투에서 주사위 수정치를 적용하고 많은 숫자의 주사위를 굴리느라 상당한 시간이 걸리게 됩니다. 적 지배 하의 지역으로 군세가 진입하면 일단 멈춰야 하기 때문에, 조조군 입장에서는 동쪽의 지역들을 여포가 점령하는 틈을 타서 중소세력과 상대적으로 능력치가 낮은 원술 군을 공격하는 것이 적절해 보입니다. 특히 적 지역을 점령하면 책략 카드도 얻게 되니 일석이조라고 할 수 있어 보입니다. 물론 원활한 진격을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행동력이 보장되어야 할 것이지만...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여포, 원술, 원소 등의 세력이 조조에게 멸망당할 경우, 그 세력의 유닛은 이제 조조군의 보충 유닛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애초부터 유닛 뒷면이 조조군 색깔로 되어 있는데, 조조가 상대 세력을 흡수하면서 점점 강해지는 모습을 구현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대응하는 반 조조 세력의 경우, 원소가 중간보스라면 최종 보스는 이벤트 칫을 통해서 참전하는 유표, 손권, 유비가 될 것입니다. 특히 유비군은 유닛 숫자는 적지만 무장의 능력치가 높다는 점(관우, 장비의 선봉전 수정치는 게임 중 가장 높은 수치인 3입니다.)에서 조조군의 대항마가 될 것입니다. 참고로 제갈량은 유비 이벤트 칫이 세 장 뽑히면 등장합니다.
기본적인 룰이 심플하여 익숙해지면 어려움 없이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책략 카드의 경우 사용하는 타이밍이나 효과가 어려운 부분도 있어 보이고, 유비군 관련한 규칙들이 복잡해 보였습니다. 그리고 게임을 완주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많은 시간이 필요해 보였고, 이러한 점 때문에 플레이 경험이 많은 사람도 없을 것이므로, 밸런스 부분 역시 짐작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삼국지라는 배경에 흥미가 있다면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이라는 점에는 틀림 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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