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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후기

넥스트 워 코리아 : 북한군의 서울 침공 시나리오

by Yulpo 2025.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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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한 넥스트 워 코리아(Next war : Korea, GMT) 서울 열차 시나리오를 플레이해 보았습니다. 이 시나리오는, 플레이하기 간편하다는 스탠다드 룰을 사용하는 시나리오 중 가장 간단한 시나리오에 해당합니다.

룰을 익힌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진행해 보았습니다. 초기배치는 다음과 같습니다. 각 유닛은 각각의 포메이션에 속하고 있는데, 이는 병과기호의 색깔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초기배치 위치는 유닛 카운터의 우상단에 적혀 있느데, 해당 내용이 없는 북한군 저격여단, 공수여단, 경보병여단은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습니다. 한국군은 CO(Combat Outpost) 유닛 1개를 2917헥스에 배치하였습니다. 이 시나리오에서 특별규칙으로 가장 우측에 있는 한국군 6군단 5사단은 움직일 수 없고, 공격을 받아서 후퇴 결과가 나오더라도 제거됩니다.

 

초기 배치

 

시나리오상 1턴과 2턴은 북한군의 항공우세(Air Advantage)를 가져갑니다. 이 게임이 현대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이 크게 느껴지는 부분이 바로 제공권과 관련된 부분인데, 각 턴마다 제공권을 누가 가지고 있는지 및 항공 포인트(Air point)를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 여부가 굉장히 강력하다는 점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전투 시 항공 포인트를 지상지원에 사용할 수 있는데 최대 4포인트까지 할당할 수 있고, 대공사격으로부터 살아남은 포인트에 따라 유리한 DRM 보정을 받게 됩니다. 여기에 더해서 공격헬기를 최대 2부대(방어측은 최대 1부대) 할당하게 되는데, 대공사격 판정 결과에 따라 전투력이 DRM 보정에 반영됩니다.

 

이와 같은 각종 항공작전(지상 지원, 공중 이동 등)을 실시할 때, 상대방으로부터 받는 대공사격(Air Defnse Fire)에 대한 판정을 통해 성공 여부가 결정되는데, 제공권이 어느 편에게 있느냐에 따라 성공 확률이 크게 달라집니다. 상대방이 제공권을 장악하고 있는 경우에는 확률이 매우 낮기 때문에 사용이 망설여집니다. 대공사격 판정 결과 최악의 결과가 나오면 항공포인트가 영구히 상실됩니다. 또한 스탠다드 룰에서는 항공작전에 사용되는 항공 포인트가 추상적으로 구현되어 있으나 어드밴스드 룰에서는 기종별로 다양한 전투기 유닛 카운터를 사용하여 공중전을 진행하게 되는 등 스탠다드 룰과 어드밴스드 룰의 가장 큰 차이 중 하나가 항공작전으로 보입니다.

 

휴전선 인근

 

초기 배치되어 있는 유닛의 숫자는 북한군이 압도적입니다. 한국군은 1군단이 DMZ를 방어하고 있고, 서울 인근에 7군단 소속 2개 기계화사단이 존재합니다. 반면, 북한군은 DMZ의 2군단 외에도 4군단, 815군단이 공격에 가담할 예정입니다.

 

이 시나리오는 단 4턴(실제 시간으로 2주)간 진행되기 때문에 장기 시나리오와는 달리 양측의 증원이 거의 없고, 한국군의 경우 미군 1개 여단 및 미군 아파치 헬기 1개 부대가 증원으로 등장할 뿐입니다.

 

1턴 특별규칙인 터널

 

1턴에는 특별규칙으로서 북한군이 "터널" 카운터 3개를 남측에 배치할 수 있습니다. "터널" 카운터가 놓인 헥스에서 전투할 경우 북한군은 유리한 DRM 보정(-2)을 받고, "터널" 카운터와 인접한 2개 헥스는 스태킹 제한이 6으로 증가하게 됩니다.(통상적인 스태킹 제한은 4, 산지에서는 3) 따라서 첫 턴에 북한군은 DMZ에 대하여 강력한 공격을 가할 수 있습니다.

 

터널 마커의 효과는 강 너머로는 적용되지 않으므로 가장 효율적인 위치에 배치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2917 헥스에 배치하더라도 강 때문에 북한군은 효과를 받을 수 없습니다. 이러한 터널 마커는 쉽게 말해 북한군의 땅굴을 표현한 것인데, 현실적으로는 실제로 땅굴이 뚫렸다는 개념이라기보다는 사전에 해당 지역에 대한 공격 준비를 마쳐 놓아서 유리한 상태를 표현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818헥스에 대한 북한군 공격

 

전투 방식은 주사위 하나를 굴려 전투결과표(CRT)를 보면 되는 방식인데, 전투력비를 결정하고 컬럼 보정, DRM 보정을 하는데 시간이 상당히 오래 걸렸습니다. 우선 전투력의 경우 유닛의 종류나 지형에 따라 증감이 있고, 전투결과표의 컬럼이나 DRM을 보정하는 요건이 굉장히 많아서 자칫하면 빼먹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강을 건너서 공격하는 유닛은 전투력이 1/2이 되고(소수점 반올림), 기갑부대가 비기갑부대를 평지 또는 험지에서 공격할 경우 전투력이 증가하는 룰(요새, 도시, 숲이 없어야 함)이 있습니다. 불행 중 다행인지 몰라도 DMZ 인근은 전부 요새화가 되어 있어서 신경쓸 것이 그나마 줄어들지만, 요새라는 점 때문에 보정을 받는 부분을 누락하면 안 될 것입니다.

 

북한군의 첫 공격으로 한국군 6군단 소속 5사단이 전멸하였고, 북한군 2군단 소속 기갑여단이 전투후 전진을 통해 3018헥스로 전진했습니다. 북한군의 두 번째 공격은 2818헥스의 1군단 1사단에 대하여 수행되었습니다. DMZ는 대부분 험지(Rough)이고 숲(Forrest)이 존재하는데 이러한 지형에서 경보병이 공격 또는 방어 시 유리한 DRM 보정(-1)을 받게 됩니다.

 

또한 첫 턴에는 기습 효과로 1컬럼 보정을 받고, 반면 한국군은 요새 지역에서의 방어라서 2컬럼 보정 및 DRM 보정(+1)을 받게 됩니다. 전투 결과 1사단은 1스텝 손실 후 문산으로 퇴각하였고, 북한군은 경보병여단 1개를 손실하고 전진합니다.  이어진 2718헥스에 대한 세 번째 전투 결과, 한국군 101여단은 전멸합니다.

 

이처럼 1턴 북한군의 이니셔티브 턴에서 북한군의 공격은 3번 모두 성공하고, 한국군의 전방 부대는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이어지는 한국군 엘리트 유닛 이동 페이즈에서 한국군은 ER(효율치) 6 이상의 유닛을 이동시킬 수 있는데, 7군단 소속 수도사단과 20사단을 전방으로 전진 배치합니다.

고양시 근처에 침투한 경보병 여단

 

이 시나리오에서 북한군은 공중이동 포인트를 2포인트 받고 시작하는데, 이를 사용하면 경보병 여단이 공중을 통해 후방으로 침투할 수 있습니다. 공중이동과 관련한 룰이 상당히 이해하기 어려워서 여러 번 읽어 보았는데, 도로가 있는 고지(Highland)나 산지(Mountain) 지형에도 착륙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다만, 경보병여단이 침투에 성공하더라도 낮은 전투력 때문에 금방 전멸당하기 쉬워 보였고, 실제로 고양시 근처에 침투한 1개 여단은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전멸하였습니다. 그러나 적절한 위치를 선정하면 상대방의 움직임을 방해할 수 있어 유용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적 ZOC가 아닌 지역에 착륙 성공하면, 바로 인접 지역(도심, 도시, 시설)으로 전진하여 점령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은 강력한 기능이라고 생각됩니다.

 

엘리트 유닛 이동 단계 이후 주도권 플레이어는 전과확대(exploitation) 이동 및 공격을 진행하는데, 이 때 공격자의 컬럼은 불리한 보정(2시프트)을 받게 되나 북한군은 부대를 재배치하고 한국군의 전초기지(CO)를 공격하여 제거합니다.

 

이후 한국군의 반응(Reaction) 이동 및 공격이 진행되나, 한국군은 문산 북동쪽에서 반격 1회를 실시하여 성공하였을 뿐 전선은 여전히 위태로운 상황입니다. 이후 양측의 통상적인 이동 및 전투 단계가 진행되는데, 여전히 북한군의 일방적인 공격으로 진행됩니다. 다만, 북한군은 임진강과 미군 증원부대의 존재로 인하여 쉽게 문산을 점령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동쪽으로 우회하여 서울로 진입을 시도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시나리오상 2턴까지도 북한군의 항공우세 상태이고, 3턴부터 경쟁(Contested) 상태로 변화하기 때문에 아직 한국군의 헬기부대를 전투에 투입하기 어려운 상태인데, 한국군으로서는 방어에 유리한 지형인 서울까지 물러나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게임의 시스템 상 공격자는 여러 헥스에서 1개 헥스로 공격력을 집중할 수 있는데, 소모전이 될 경우 한국군 유닛이 전부 전멸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군 2보병사단 소속 여단과 아파치 헬기

 

"서울 열차"와 같이 스탠다드 룰을 사용하는 작은 시나리오는 일종의 튜토리얼과 같은 시나리오이기 때문에 초반 밸런스는 북한군에게 상당히 기울어져 있는 것 같습니다. 다만, 북한군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서울 도심(Urban) 헥스를 점령해야 하는데 Urban의 경우 소탕(Clearling) 작전이 성공해야 점령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군이 서울에 틀어박혀 시간을 끈다면 북한군이 승리하기 어려울지도 모르겠습니다. 더구나 소탕 작전은 주사위굴림을 통해 성공 여부를 판정한다는 점에서도 그렇습니다.

 

서울에서 바라본 전장

 

게임적인 측면에서, 어떤 진영이 주도권을 가진 경우 1턴에 공격을 3번(주도권 공격, 전과확대 공격, 통상 공격)이나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도권을 누가 잡는지는 굉장히 중요한 요소에 해당합니다. 짧은 시나리오의 경우 각 턴의 주도권이 어느 진영에 있는지 정해져 있지만, 원칙적으로는 해당 턴에 획득해야 하는 VP를 충족한 진영이 주도권을 가지게 되므로 그에 맞춰서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입니다. 한편, 비주도권 플레이어의 경우에도 2번(리액션 공격, 통상 공격)의 기회가 있다는 점에서, 1턴의 길이가 상당히 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탠다드 룰을 적용해도 상당히 시간이 걸리는데, 어드밴스드 룰을 적용하면 얼마나 시간이 오래 걸릴지 가늠이 되지 않습니다. 다만, 어드밴스드 룰에서는 항공과 해상 작전을 디테일하게 구현하고 있기 때문에 보드게임긱에서는 이 게임의 참맛을 알기 위해서는 어드밴스드 룰을 적용하여 플레이해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 것 같습니다.

 

게임의 출시연도가 2012년이다보니 아무래도 부대의 편제가 현재와는 차이가 있지만 오히려 게임은 게임일 뿐 현재와 다른 가상의 전쟁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되고, 초반 북한군이 제공권을 가지고 있다는 점 등은 게임적으로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밸런스를 조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게임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피해를 고려하지 않고 공격을 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전쟁의 참혹함과 함께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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