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플레이한 게임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이 소련을 침공하였을 당시, 룬트슈테트 장군이 지휘한 남부집단군의 전투를 다룬 게임입니다.
일본 워게임 잡지 커맨드매거진 109호 부록 게임으로, 카드 드리븐 방식, 포인트 투 포인트 방식으로 적절한 플레이타임을 가지고 있어 2인 대전에 적합한 게임입니다.
카드별로 부여되어 있는 작전치를 사용하여 이동이나 전투를 할 수 있다는 점, 전투결과표(CRT)를 통한 전투 해결 방식은 카드 드리븐 방식의 명작 게임인 패스 오브 글로리(paths of glory)와 동일합니다.
전투 방식을 고려할 때, 가능한 1개 스택이 높은 공격력으로 적을 공격하여야 효율적입니다.
다만, 한 지역에 스택할 수 있는 유닛 숫자에 제한이 있고, 모든 지역에 충분한 유닛을 둘 수 없다는 점에서 역시 선택과 집중의 문제로 나아갑니다.
위 지도를 보면, 주요 도시로서 하르코프, 오데사, 멜리토폴 등을 볼 수 있고, 당시 크림반도가 치열한 전장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회색 유닛은 독일군, 적색은 소련군, 녹색 유닛은 루마니아군입니다.
초기 배치에서 독일군은 약간 유연성을 가질 수 있는데, 부대를 어느 방면에 집중하여 배치할 것인지에 따라 초반 전략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이한 점으로 소련군 유닛 규모는 '군' 급으로서 4단계 스텝을 가지고 있는데,
이에 비하여 독일군 유닛 규모는 '군단'급이고 2단계 스텝입니다.(손해를 받으면 1개 스텝을 잃습니다.)
초반에 소련군 부대들은 대부분 풀 스텝이 아닌데, 시간이 갈수록 회복되고 증원되어 반격하는 흐름으로 가게 됩니다.
적색으로 표시된 도시가 승점 도시로서, 독일군은 자연스럽게 승점 도시로 진군로를 정하게 됩니다.
다만 승점 도시가 흩어져 있으므로, 어느 방면으로 집중할 것인지가 선택의 문제입니다.
또한 승점 도시들 중에는 특별한 카드를 사용할 경우 추가 승점을 주는 도시가 있으므로, (예: 세바스토폴)
이를 고려하여 전략을 수립하여야 합니다.
특별한 룰로, 세바스토폴은 요새 도시로서 방어할 때 유리하게 작용하며
독일군 측에는 세바스토폴을 공략하는 데 도움을 주는 '공성포' 카드가 있습니다.
(주사위굴림에 따라 요새에 위치한 적 유닛에게 피해를 주는 카드)
이는 역사적으로 세바스토폴 공격 당시 투입된 열차포를 비롯한 독일군의 거포들을 구현한 것으로 보입니다.
카드 드리븐 게임이다보니 카드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카드에 써 있는 OP(작전 포인트)를 사용하여 부대를 이동 또는 공격에 사용하기 위하여 활성화시킬 수 있습니다.
이 게임에서 특이한 점은 도미니언 같은 덱 빌딩 게임의 요소가 있어서, 초기에 가진 카드를 사용하여 더 강력한 카드 또는 특수한 능력을 가진 카드를 구매하여 덱에 추가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플레이할 때마다 다양한 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하는 장점이 있는데, 한편으로 처음 이 게임을 접할 경우 각 카드들이 어떠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므로 초심자가 바로 게임을 즐기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양군이 가진 카드의 능력과 구입하는데 필요한 코스트 등 공부해야 할 부분이 상당히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방식은 이 게임보다 더 이후에 커맨드 매거진에 수록된 삼국지 배경의 [관도 대전]이라는 게임에서도 이어지는데, 아니나다를까 같은 디자이너가 만든 게임이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 게임은 카드 드리븐 방식의 워게임에서 핵심적인 요소를 가져오되 적당한 플레이 시간을 가지도록 잘 기획된 게임입니다. 또한 이 게임만이 아니라 카드 드리븐 방식의 장점이라 하겠지만, 매번 어떤 턴에 어떤 카드가 손에 들어올 것인지가 달라진다는 점에서 리플레이성도 뛰어나다고 생각됩니다. 다만, 주제가 약간 마이너한 2차 대전 동부전선 중 남부에서의 초기 전투를 다루었다는 점에서 주제에 대한 호불호가 나누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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